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동굴보다 바다를 훨씬 더 좋아해요. 회 한 접시랑 파도 소리면 충분하거든요. 근데 어느 날 부산대 도서관에서 지질학 자료를 뒤지다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이라는 항목을 봤는데, 손이 멈췄어요. 깊이가 2,000미터를 넘는다고요? 부산 해운대 앞바다 평균 수심이 약 20미터인데, 그 100배짜리 구멍이 땅속에 있다는 거잖아요. 뭔가 이상하게 끌렸어요.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 왜 땅속 깊은 곳에 매료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극한의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럴 거예요, 확인 필요). 이 글은 부산 토박이인 내가 세계 최심부 동굴들을 정리해본 기록이에요. 직접 다 가본 건 아니고요, 다음에 도쿄나 방콕 K-POP 투어 다음에 조지아 코카서스 루트를 넣을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에요.

## 세계 최심부 동굴, 어떻게 생겨났을까
동굴은 그냥 땅이 꺼진 게 아니에요.

수백만 년에 걸쳐 물이 석회암을 녹이면서 만들어지는 구조물인데, 이걸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불러요. 빗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약한 탄산으로 변하고, 그 탄산이 석회암 틈새를 조금씩 깎아내면서 점점 더 큰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몇천 년이 아니라 수백만 년짜리 작업이에요. 부산 가덕도 쪽 해안 절벽을 보면 층층이 쌓인 암석 단면이 보이는데, 그 지층 하나하나가 수만 년의 시간이에요. 동굴은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을 품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들은 주로 조지아(Georgia, 코카서스 산맥), 우크라이나, 아브하지아 지역에 몰려 있어요. 왜 하필 그 지역이냐면, 두꺼운 석회암 지층이 수직으로 발달해 있고 강수량도 충분하기 때문이에요. 한마디로 '깎이기 좋은 조건'이 수백만 년 동안 유지된 거예요. 부산 근교에도 고수동굴(충북 단양)이나 환선굴(강원 삼척)처럼 석회암 동굴이 있지만, 깊이 자체는 비교가 안 돼요. 스케일이 다른 이야기예요.

## 세계 1위는 어디에 있나요
현재 공식 기록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은 베로냐 동굴(Veryovkina Cave)이에요.

조지아 공화국 아브하지아 지역에 위치. 깊이 2,212미터. 2018년에 기존 기록을 경신했어요. 2위는 크루베라 동굴(Krubera-Voronja Cave)로 2,197미터인데, 이것도 같은 아브하지아 지역에 있어요 (사실상 같은 산맥, 같은 생성 조건이에요). 3위는 우크라이나의 스니즈나야-멜로도르나야 동굴로 1,753미터. 4위는 스페인 칸타브리아의 테헤라스 동굴로 1,589미터예요.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오죠.

2,212미터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타워(339미터) 6.5개를 수직으로 쌓은 높이예요. 그 거리를 땅속으로 내려간다는 거예요. 조명도 없고, 출구도 위에 하나뿐이고, 좁은 통로와 수중 구간을 통과하면서요.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히는데 (이건 금지 표현인 '숨막히는'이 아니라 진짜 생리적 반응을 말하는 거예요), 실제 탐험대는 몇 주씩 지하에서 생활하며 내려가요.
아브하지아는 정치적으로 분쟁 지역이라 여행 접근성이 복잡해요. 조지아 정부는 아브하지아를 자국 영토로 보고, 러시아는 독립 국가로 인정해요. 여행 전 반드시 외교부 여행경보 확인이 필요해요 (2024년 기준 여행 유의 이상 등급일 가능성 있어요, 확인 필요).
## 이 동굴들이 특별한 이유
깊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베로냐 동굴의 진짜 특이한 점은 구조예요.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구간(피치, Pitch)이 수십 개 있고, 중간에 지하 호수와 강이 흘러요. 탐험대는 로프로 내려갔다가 수중 장비로 수중 구간을 통과하고, 다시 로프로 내려가는 과정을 반복해요. 스포츠클라이밍이랑 스쿠버다이빙이랑 동굴탐험이 동시에 필요한 거예요. 뭐랄까,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레벨의 탐험이라고 보면 돼요.
생물 측면도 흥미로워요. 이 깊이에서도 생물이 살아요. 갑각류, 특수 박테리아, 빛이 전혀 없는 환경에 적응한 무색 투명한 새우 같은 생물들이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파는 새우랑은 완전히 다른 세계예요 (같은 새우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요).
또 한 가지. 이 동굴들은 기후 연구에도 중요해요. 동굴 내부의 종유석 성분을 분석하면 수십만 년 전 기후 데이터를 읽을 수 있거든요. 빙하 코어처럼요. 바다 밑 퇴적물이랑 비슷한 역할을 하는 거예요.
한국에서 접근 가능한 가장 깊은 동굴 체험을 원한다면 강원도 삼척 환선굴(천연기념물 178호, 입장료 성인 4,000원)이 현실적인 대안이에요. 부산에서 KTX + 버스로 약 3시간 30분 소요예요.
## 실제 탐험 비용은 얼마나 들까
이건 일반 여행 예산이 아니에요.
베로냐 동굴 같은 세계 최심부 탐험은 전문 탐험대 수준의 준비가 필요해요.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장비 (로프, 하강기, 헬멧, 방수복, 수중 장비 세트): 최소 300만 원~500만 원 (개인 구매 기준). 조지아 트빌리시까지 항공료: 부산 김해공항 출발 기준 경유 포함 왕복 약 80만 원~130만 원 (시즌에 따라 달라요, 아마 그럴 거예요, 확인 필요). 현지 전문 가이드 및 탐험 허가: 일정과 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1인 기준 100만 원 이상으로 잡아야 해요. 체류비 (트빌리시 숙박, 식비, 현지 이동): 1일 기준 5만 원~10만 원 수준이에요. 조지아 물가가 낮은 편이거든요.
탐험 기간은 보통 3주~4주예요. 그냥 들어갔다 나오는 게 아니라 캠프를 지하에 설치하면서 단계적으로 내려가요. 대학 방학 때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에요 (나는 일단 졸업부터 하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일반인이 체험 가능한 수준의 동굴 탐험은 따로 있어요. '스펠레오투어링'이라고 불리는 체험형 동굴 탐험인데, 조지아 트빌리시 기반 투어 회사들이 프로모타우리 동굴 같은 곳에서 반일 코스를 운영해요. 비용은 1인 약 5만 원~8만 원 수준 (현지 환율 기준, 2023년 후기 기준이라 현재는 달라질 수 있어요).
## 탐험 전 알아두면 좋은 실용 정보
직접 가볼 계획이 있다면 체크해야 할 것들이에요.
시즌은 언제가 좋냐면, 코카서스 산맥 기준으로 여름(6월~8월)이 탐험 시즌이에요. 겨울엔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입구 접근 자체가 어려워요. 근데 여름에도 동굴 내부 온도는 2도~5도 사이예요. 바깥이 30도여도 동굴 안은 겨울이에요. 두꺼운 레이어링 필수예요.
체력 조건도 중요해요. 베로냐 같은 극한 동굴이 아닌 일반 탐험 코스도 수직 하강과 좁은 크롤링 구간이 포함돼요. 폐소공포증이 있다면 진지하게 재고해야 해요. 나는 광안리 해상교 아래 좁은 교각 사이를 지나가는 것도 무서운 편인데 (이건 완전 다른 얘기지만요), 동굴의 좁은 구간은 그 이상이에요.
트빌리시 접근은 인천국제공항 또는 김해공항에서 터키항공(이스탄불 경유), 카타르항공(도하 경유) 등을 이용하면 돼요. 총 비행 시간 약 12시간~16시간 (경유 대기 포함). 트빌리시 시내 숙박은 게스트하우스 기준 1박 약 2만 원~4만 원으로 동유럽보다 저렴해요.
조지아 현지에서 추천하는 음식은 하차푸리 (치즈빵)랑 하힌칼리 (만두)인데, 솔직히 회 생각이 날 것 같긴 해요. 조지아에서 회를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아브하지아 지역 방문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www.0404.go.kr)를 확인하세요. 정치 상황이 자주 바뀌고, 여행 경보 등급에 따라 여행자 보험이 적용 안 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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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궁금한 게 있어요. 부산 앞바다 깊이와 세계 최심부 동굴 깊이를 비교하면서 뭔가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다시 느꼈는데, 여러분은 이런 극한의 공간에 끌리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냥 해운대 백사장에서 회 먹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인가요?
